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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

Posted at 2010/07/21 01:22// Posted in RETORIC Editorial


아주 오랜만에 다시 꺼내들어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다.

바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 중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


서문을 보니,

이 책이 역사 비전공 학부생들을 위한 수업용 자료를 모은 것이라고 한다.


저자 스스로는 '수업용 자료 모음집'이라고 겸양을 떨고 있으나,

서양사의 새로운 조류를 정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단순한 소개 수준을 넘어서

매우 통찰력있는 해독법을 전해 주는 것같다.


이 정도를 수업용 자료라고 하니,

'팍팍한' 한국사 연구자들의 글과는 형식/내용/글빨에서 참으로 비교가 많이 된다.

특히 브로델에 관한 글은

한국 내 아날학파 혹은 브로델에 관한 그 어떤 논문이나 책보다

정확히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하긴,

주경철 선생이야 '업계'에서는 워낙 유명한 사람.

재기만 넘치는 줄 알았더니,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6권을 완역하면서,

자신의 '끈질김'까지 증명해 버렸다.


그런데,

남의 뒷얘기하기가 오히려 쉬운 법인지,

아직 한국사에 관해서는 이런 멋진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이화, 유홍준의 글이 있으나 '학문적 방법론'에 이르면 아쉬운 점이 많고,

한홍구가 '대중적 필력'을 자랑하고 있으나

그 또한 '한국사 XP'라기보다는 '현대사 DOS'에서

그다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 내 알량한 평가.


학문이란

'진선미의 배회'인 동시에

'미시micro와 거시macro의 벼랑끝 외교'라고 생각했던 그 시절,

브로델같은 현자가 나와 동시대에 출현해 주기를 고대했으나,

브로델이 아니라 브로델을 정확히 이해하는 자조차 만나기 힘든 것이

씁쓸한 현실이니,

언제쯤 무릎을 탁 치면서 '이거야'하는 손맛을 다시 볼 수 있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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